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여성 호신술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여성 당사자들은 그런 호신술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요.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부분의 호신술 자체가 실제로 여성이 쓰기에는 어렵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여성이 무술/격투기 경험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호신술은 아무리 간단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대다수의 호신술 커리큘럼은 제시하는 상황과 대처법이 지나치게 방대하고 산만해서 실제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여성들 스스로 자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호신술을 배워도 과연 이것을 내가 쓸 수 있을까, 힘 센 남자에게 통할까 등의 불안과 망설임이 실제로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죠.
이 강좌를 통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그리고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는 '호신술은 격투기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호신은 말 그대로 자신을 지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어떤 위기 상황을 미리 대비해서 피하고,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는 거기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입니다. 특히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응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 되는 여성호신술이라면 더더욱 남성과 격투로 대치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겠지요.
물론 꼭 그래야만 하는 상황도 분명히 있겠지만, 실제로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들은 격투 기술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어떻게 대처할 지 고민하는 학교나 직장에서 벌어지는 단순 성희롱이나 고의적 의도를 증명하기 어려운 지하철 성추행 등의 상황에서는 함부로 상대에게 상해를 입혔다가는 오히려 과잉/오상방위로 본인에게 법적 책임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이고 최우선으로 해야할 대응은 '소리 지르기'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범죄자들은 몰래 범죄를 저지르려는 성향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제3자에게 자신의 범행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알려졌을 경우 일단 범죄를 포기하고 현장에서 벗어나려 하게 됩니다. 호루라기나 경보기 등의 사용을 권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죠.
또, 성범죄자들은 같은 이유로 '만만해 보이는' 상대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성범죄의 대상은 외모에서 나오는 성적 매력과는 거리가 먼 서너 살 먹은 아기에서부터 7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흔히 '얼굴이 무기'라거나, '짧은 치마나 선정적인 의상이 성범죄를 자초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경계가 허술하고 저항 능력이 떨어지는 대상에게 성범죄가 벌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만만해보이지 않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성범죄를 예방하는데 큰 효과가 있고, 성추행 등을 시도하려고 할 때는 강한 눈빛이나 소리 지르기 등으로 즉각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보이면 상대의 범행 의지를 상당히 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외의 큰 걸림돌이 있는데요. 바로 여성 스스로 '창피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면 어쩌지', '나중에 해코지라도 당하면?' 같은 망설임 때문에 이런 간단한 대응으로 초기에 사태를 정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평소에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부분의 가벼운 성범죄는 초기의 강경한 대응 한 번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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