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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P 온라인/ASAP 소개

안녕하십니까, ASAP 여성호신술을 개발/지도하고 있는 류운 김기태입니다.

제가 호신술, 특히 여성호신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대학 새내기가 되어 합기도로 운동을 시작한 첫 해 여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체육 활동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 저는 당시 키 169cm에 몸무게 52kg 밖에 나가지 않는 왜소한 체격에 팔굽혀펴기나 턱걸이 같은 근력 운동도 거의 해본 적이 없어 또래 남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힘이 약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합기도 도장에서 배우던 호신술은 주로 상대 팔을 비틀어 꺾거나 던지는 기술들로, 동작이 복잡하여 기술을 거는 과정에서 더 힘이 센 사람에게는 번번이 가로막히기 일쑤였죠. 그래서 나에게 맞는 기술은 없을까, 여러 방면의 무술 책이나 호신술 자료를 찾아보며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발견한 책이 ‘위험할 때 호루라기 세 번’(현재 절판)이라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이용복 (현 세계택견연맹 총사) 선생님이 쓴 여성호신술 교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저 여성호신술이라면 힘이 약한 여성이 남자를 제압하는 기술이니까 힘이 약한 나도 쓸 수 있는 기술이나 요령 등을 배울 수 있겠다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이 책을 보기 시작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던 성폭력에 대한 이론적 배경 지식과 실제로 여성들이 주로 당하는 성폭력 상황, 그리고 그럴 때 실제로 쓸 수 있는 호신술에 대한 고민 등을 접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죠.

 

이후 총여학생회 친구들과 같이 세미나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때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성폭력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문제와 심각성에 대해서, 그리고 ‘운동 경험이 없거나 적고, 남성에 비해 신체적 열세에 있는 일반 여성이,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성폭력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호신술’을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즈음 TV 외화 시리즈였던 ‘미녀와 야수’를 통해 ‘모델머깅 (Model Mugging, 가해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전신 보호구를 착용하고 실제 상황처럼 공격하면 방어자는 전심전력으로 저항하는 모의 상황 훈련)’이라는 매우 효과적인 호신술 훈련 방법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됐죠. 하지만, 당시에는 적당한 보호구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어떤 커리큘럼으로 진행을 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도 많이 부족했기에 실제로 시도는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여러 무술 동호회의 운영진이나 전문 사이트 스태프로 활동하면서 여성들에게 호신술을 지도하거나 지도 받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 기존 여성호신술의 커리큘럼이나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유도, 특공무술, 아이키도, 태극권,팔괘장, 무에타이, 유술, 레슬링, 종합격투기, 크라브 마가, 대도숙 공도 등 다양한 무술/격투기 종목과 기술들을 접하면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힘쓰기의 원리, 심리적인 전술 전략 요인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를 거듭해 나갔죠.

 

그리고 그 해 여름, 한 업체로부터 여성호신술에 대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 동안 10년 넘게 고민하고 연구해온 여성호신술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고, 몇 명을 직접 가르쳐보면서 현재 지도하고 있는 ASAP (Anti Sexual Assault Program, 반 성폭력 대항 프로그램) 여성호신술을 개발, 드디어 세상에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 때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올댓호신술’은 지금까지 1만 명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들이 내려 받았고, 이후 ASAP 여성호신술은 KBS ‘굿모닝 대한민국’, SBS ‘생활의 달인’, TBS ‘시사전망대’, ‘이슈&현장’, 동아일보, 매일경제, 헤럴드경제, 여성동아, 교보생명 사보, 동양생명 사보 등 다양한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또 2011년부터 서울시 교육청 명예교사, 한국여성유권자연대 서울연맹 자문위원, 용산구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및 안심귀가 프로젝트 강사로 추대되는 등 각계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중고등학교 및 기업, 단체 등에서 수십 회의 호신술 특강 또한 매번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2012년 초 개최했던 주말 여성호신술 특강 때에는 마침 그 시기에 발생했던 수원 오원춘 사건의 여파 때문인지 약 50여 명의 수강생이 참가하였고, 그 동안 여성호신술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로부터도 ‘정말 유용하다’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었고, 이후 점점 더 많은 여성 분들이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여러 단체나 기업 등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ASAP 호신술 강좌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최근 성폭력이 더더욱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ASAP 호신술을 통해 더 많은 우리 여성들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